보여지다/출간된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요즘 고민하던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 최근 ‘증인’이라는 영화를 보며 위로를 받은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의 후기처럼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힘을 주는 영화”였다. 영화는 고요한 마을에서 한 노인이 사망한 사건에서 시작한다. 사인이 자살인가 타살인가 여부를 두고 법정공방이 일고, 이 가운데 유일한 목격자 지우의 증언이 증거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에 초점맞춰진다. 피의자가 무죄라고 믿는 변호사는 지우의 자폐성향을 정신질환이라 서슴없이 말하며 우리의 편견에서 한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 마치 우리와 지우는 다르다, 다름의 기준이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되는 것처럼. 우리는 편가르기에 익숙하다. 나와 다름을 종종 구분지으며 내가 속한 집단이 정상이고, 우성이길 바란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는 너무도 명.. 더보기 잡초는 뽑아내지 않으면 세력이 된다 화단에 물을 준다. 이제는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말라 죽은 것은 아닌가 걱정했던 가지에도 새 순이 올라오고 어느덧 연두빛이 초록빛을 띈 잎사귀가 달린다. 한때 작은 잎사귀 몇 가닥을 조심스레 내밀고 있던, 이름하지 않아 잡초라고 불리는 것이 있어 안쓰러운 마음에 그냥 두었던 화분이 있었다. 이제 다시 보니, 원래 그 화분의 주인이었던 것은 말라죽고 그 작았던 잡초만이 세력을 이뤄 무성하다. 식물이 군락을 이뤄 세력이 될 때까지 마음을 써야한다던 조경전문가의 말이 떠올랐다. 그때 식물에게도 세력이 있느냐고 난 물었고 그 분은 세력이 되면 겉잡을 수 없게 되어 그 땅의 주인이 된다했던 것 같다. 그때 너무도 작아서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어 뽑지 않았던 것이 점점 세력이 되어 원 주인을 사라.. 더보기 코로나 19, 대한민국 재발견의 계기 최근 코로나 19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지 않은 기업인 경우, 개점휴업인 상태인 곳이 많아 어떤 형태로든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게 된다. 사업적이든 혹은 친분에 의한 부탁에 의한 것이든.가깝게는 국내에서 마스크나 소독제를 구해줄 수 있느냐는 개인적인 부탁에서부터 효율적인 마스크의 분배 방법을 찾는 일에 머리를 보태는 참여까지, 나아가 해외 지인을 통해 진단키트나 방역제품을 구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를 받기도 한다. 한국사회가 참 좁기도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해보자는 입장보다는 우선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이 앞서 몇 다리 건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연락을 취해 필요한 인맥을 곧잘 찾게 되어 무척 감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이미 기사를 통해 관련된 제품이 해당 국가.. 더보기 고통을 끝내고 싶은 선택 얼마 전 노회찬 의원의 비보에 큰 슬픔과 아픔의 시간을 보냈다. 너무도 강인하고 유쾌한 분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컸던 것 같다. 사건당일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업무를 손에서 놓고 안타까운 죽음에 가슴 아파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는 무심결에 들리는 소리가 귀에 걸려 서글펐다. 잘못한 일이 있어 자살한 사람에 대해 너무 호들갑이라 한다. 연일 노회찬 의원의 사망과 관련된 기사와 방송이 이어지자 언론이 편파적이라고 말한다. 한 사람 죽음만 저리 떠들고 있으니 국가를 위해 봉사하다 불의의 헬기사고로 목숨을 잃은 7명의 젊은이들은 잘 다뤄지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장병들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 세상 어느 목숨이 귀하지 않고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을까? 노회찬 의원을 만난 적이 있느냐.. 더보기 세월호, 아이들의 이름을 잊지 않아야 눈부신 4월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갈색 나뭇가지사이로 따사로운 햇살과 움튼 연두빛깔 봄, 그리고 화사한 봄꽃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어디론가 떠나고픈 이 멋진 날에 나들이 계획을 세우고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기대한다. 어쩌면 4년 전 그 아이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4월에는 기억할 것이 참 많은 달이다. 그런데 하나같이 기억을 떠올리면 가슴 아픈 날이다. 지난 월요일에는 무작정 안산으로 향했다. 합동영결추모식 후 분향소가 사라진다 들었기 때문이다. 날 좋은 봄날, 그들을 향해 가는 동안 그들이 여행을 앞두고 설레었을 마음을 생각했다. 그리고 여전히 내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무게감을 느낀다.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또 아무것도 명확히 밝혀진 것도 없다. 분명한 것은 이.. 더보기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아이를 통해 안내문을 한 장 받았다. 이번 주말에 양주시 내 공원에서 매끼꿈(매일 끼와 꿈을 키우는 학생문화예술 어울림 한마당축제)이 열리니 참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소통, 공감, 창의를 목표로 추진한다는 학교문화예술교육 중 하나다. 문화예술교육에 평소 관심이 많았고 또 이를 주사업으로 하는 문화공간콘텐츠연구원 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는 터라 더 눈에 띄었는지는 모르겠다. 이번 축제 이름을 보고 문득 최근에 내가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어느 분과 대화중에 자신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유일한 사람이 나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선의가 느껴지거나 야망이 뚜렷이 느껴지는 등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곧잘 그들에게 꿈이 무엇이냐 혹은 삶의 지향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내가 기.. 더보기 진실성을 지닌 저널리즘 뭔가 이상하다. 상식적인 수준에서도 의구심이 들 내용인데 기사의 논조는 너무도 확신에 찼다. 논점이 배제되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따옴표 기사가 넘치고, 기사가 창작물이 아님에도 추정기사가 도를 넘는다. 신뢰와 권위를 얻기 위해 활용하는 전문가의 인용조차 의도가 뻔히 드러나 보이는, 국민을 우민으로 대하는 하수의 프레임이다. 의도가 개입된 기사를 제외하고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폭넓은 상식과 취재 등으로 ‘기자로서 최소한’을 기대하는 것마저 ‘직장인’의 한 모습으로 기자의식 없음을 당연하게 보여주는 일면에서 허탈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주장하는 그들의 목소리가 그저 특권의식의 한 면임을 깨닫지 못함에 한탄한다.기자가 게으르고, 무식하고, 무책임하다. 취재도 안하고, 관점.. 더보기 포스트 코로나 19 ... 패러다임의 전환 최근 비교적 맑은 봄날의 공기를 느낀다. 아침저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며 어릴 때부터 보아오며 갖고 있던 습관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와 황사로 일기예보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때가 있었고, 지금은 또 이렇게 다시 맑은 바람을 느껴본다.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동안이지만 인간의 활동을 제한하면서부터다. 중국 산업화와 연동된 미세먼지가 그 짧은 기간에 줄어든 것도 신기하지만 올해는 황사도 그리 심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 의아하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일상의 잠시 멈춤은 우리 지구 생태계에도 휴식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사회생활에서도 반강제적으로 찾아온 고요함. 평온하고 또 한편으로는 감사하다. 누구에게나 양해가 되는 상황이니 그동안 바삐 달려오기만 했던 삶 속.. 더보기 코로나 19가 낳은 또 하나의 비극,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고립 근래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특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전문가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오랜 고민을 바탕으로 기업을 일군 사업가부터 사회단체, 학계, 정계에 계신 분들까지 다양했다. 과거 내가 갖고 있던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던 이미지는 그 자체가 가진 한계라기보다 그렇게 불리는 특정 개인들의 자질과 역량의 문제에서 비롯된 편견이 아니었나 싶었다.편협하고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나 역시도 그 단어의 사용을 피해 ‘휴머니스트’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아무리 원하는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정반합의 원리로 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전략임을 이해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석은 어쩔 수 없다. 어쩌면 여성으로서 내가 이 사.. 더보기 가짜 자존감 권하는 사회 모처럼 출판업을 하는 분을 의외의 공간에서 만났다. 그분 역시 강남의 모임에서 같은 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왔나 보다. 소개자가 인사하고 자리를 옮기자마자 일면식도 없는 내게 그 출판사에서 이번에 출간한 신간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 심정을 이해하는 바여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너무 읽지 않아 책도 팔리지 않으니 출판업이 사업이 아니라 사회환원 차원에서 하는 사회사업이 되었다 말한다. 사명감으로 하는 일이라면서도, 그 출판사는 저자와 계약한 지 10년만에 원고를 받아 작업한 이번 신간에 3억 8천만 원이라는 비용을 들였다 한다. 기껏 400부 남짓 팔릴 철학에 관한 인문서였다. 그럼에도 그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기.. 더보기 지금, 당신의 딸에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인터뷰를 봤다. 여러 분야에서 일고 있는 ‘me too’ 캠페인의 연장으로 이해된다. 그리고 이와 유사한 뉴스들이 방송되고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가해자를 탓한다. 마치 그들의 딸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남들에게나 일어나는 특별한 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얼마 전 동창모임에서는 총장님 및 여러분들과 학교의 교육에 대해 대화를 했다. 굳이 오늘에까지 여자 학교를 따로 운영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런 이유로 지금의 후배들이 어떤 불이익이나 문제를 겪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목소리였다. 나 역시도 현대사회에서 굳이 여자 학교를 따로 구분해 교육할 이유가 없다 재학 당시에는 생각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여중, 여고, 여대, 대학원까지 여대를 나온 입장이라 그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고 경험할.. 더보기 우리도 조국이 될 수 있다! 조국 장관 임명 과정을 8월부터 지금까지 지켜보며 각각의 입장에 선 무리들의 행태들을 살피고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야당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과연 이들이 문제제기를 할 자격이 있는가, 뻔뻔스럽게도 제 눈에 대들보가 있는 자들이 남의 눈에 티끌을 침소봉대하는 작태에 혀를 내두르며 이들의 파렴치함이 불치의 수준임을 다시 확인한다. 뜬금없는 검찰의 조사는 자성 기능을 상실한 엘리트 기득권층의 독선과 아집의 관성에 가속도까지 붙어 돌이키기 어려운 길로 접어들었다. 이 모든 과정을 비판적, 객관적 시선은커녕 기계적 중립조차 지키지 못한 채 어느 일방의 프레임에 놀아나는 도구가 되어 부화뇌동하는 언론을 본다. 각각의 셈법은 달랐겠지만 이해를 함께 하는 한 점에서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공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자연.. 더보기 언택트 시대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출판을 한다는 사람이 콘텐츠 기획,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 4차 산업기술에 관해 말하니 의아한가 보다. 교육, 예술, 문화를 말하는 것까지는 어떻게 연관성을 찾아 이해하겠는데 그 이상은 신기한 듯하다. 반대로 소위 IT 기술자들의 시선에서도 생경하기 그지없나 보다. 모순처럼 보이는 이런 모습은 90년대 후반부터 확장된 안보 영역을 논의하며 국내외 전방위적 분야에서 작동되는 시스템을 살피는 국제정치학자들에겐 무척 익숙한 것인데 말이다. 물론 해당 전문가들처럼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하지만, 각 분야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이 이 사회의 역학구도를 어떻게 변화하게 할 것인지, 또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늘 고민하는 이들에게 낯선 모습이 아니다. 최근 비즈니스 영역으로 들어와 각 영역의 접점을.. 더보기 아이가 아이다울 수 있는 권리 작년에 마지막 어린이날이라며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았던 아이다. 올해는 중학교에 입학한 후 맞이한 어린이날이라 별 신경을 쓰지 않고 하루 종일 잡힌 일정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늦은 오후 아이와 마주 앉았다. 입이 한주먹은 튀어나온 아이가 나를 보자마자 내게 마지막 어린이날인데 너무 소홀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나… 그러고선 이제 어린이로서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6시간 남았다 했다. 마지막 어린이날을 후회 없이 신나고 재미나게 보내야겠다며 가까운 친구를 부른다. 부모는 어린이가 아니기 때문에 함께 재미있게 놀 수 없단다. 떡볶이에, 아이스크림에… 평소 자주 먹지 못하게 하던 음식으로 저녁을 먹은 후 각종 게임을 하며 큰 웃음소리가 나는 시간을 보냈다. 문득 부모..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