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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지다/출간된 글

우리가 만날 미래는 오늘 우리가 만든다.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 대해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어떤 세상과 맞닿게 될지 끔찍해하면서도 내 주머니 속 100원이 더 커 보이고 특정 정치인 때문이라고 나 자신에게 겨누어야 할 화살시위의 방향을 그들에게 돌리고 있다.가끔 아빠 혹은 엄마라고 불리는 자들이 한심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문제라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아이들에게 최선이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일상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라고 불리는 많은 수의 성인이 꿈꾸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화학적 가미 없이 환경호르몬이나 유전자변형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로 굶주리는 사람 없이 배를 채우고, 환경오염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내달리고, 때.. 더보기
덕(德)을 기린 것일까? - 비석거리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왔다. 육지와 떨어져 있어 독특한 섬 문화를 갖고 있는 제주는 언어마저 방언의 수준을 벗어나 통역 없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땅이름도 마찬가지라 ‘오름(산)’, ‘바릇(바다)’ 등의 말을 듣고 쉽게 그 뜻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거리 이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도로를 달리다 보니 ‘비석거리’라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이 곳에도 비석거리가 있나 보다.어디를 가든 ‘비석거리’ 혹은 ‘비선 거리’, ‘비성 거리’라는 지명을 그리 어렵지 않게 봤던 것을 기억한다. 포천, 남양주, 서울 송파구, 수원, 김포 등 도로를 달리다 보면 쉽게 만났던 것 같다. 가까이 경기도 양주에도 ‘비석거리’가 있다. 비석이 얼마나 많은지 직접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땅이름이 그리 지어진 이.. 더보기
카카오톡 사찰, 나는 아니어서 괜찮은가? 사이버 보안에 관해서 해마다 신간 작업을 해왔다. 작업하는 팀원들도 생경하여 지난한 시행착오 속에 조금이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모았다. 이 분야에 관해서는 너무도 무지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닥칠 문제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분명하게 감도 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있었다. 어렴풋하게나마 심각한 문제일 것 같기는 하나 떠올리는 생각들은 고작 방화벽설치와 비밀번호 관리 등의 수준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전문 기술분야로 자꾸만 밀쳐내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존재하는 그 어떤 공학적인 기술도 인간이 전제되므로 인문의 영역에 포함되는데도 말이다.굳이 다차원적인 안보의 개념으로서 사이버 보안을 말하지 않아도 사이버 공간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중요한 영역임은 부인할 수 없.. 더보기
용산을 생각하다: 기운의 자리, 권력의 자격 재테크에 관한 책은 언제나 인기가 높다. 한동안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이 대거 출간되면서, 입지 선정 과정에서 풍수 개념이 자주 언급되기도 했다. 그 요지는 이렇다. 모든 땅에도 생명이 있어 흥(興)하고 쇠(衰)하는 순환이 있기 마련이며, 그 주기를 잘 읽고 흐름을 타야 한다는 것이다. 옛 지명을 참고해 파악하다 보면 지리적 특징을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경학에도 눈을 뜨게 된다. 여기까지는 굳이 풍수학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학문에서 충분히 공감할 만한 상식이다. 풍수학적으로 ‘부자가 나는 지형’의 조건을 살펴보면, 배산임수(背山臨水)로 전면이 탁 트이고 안정된 터, 좌청룡·우백호, 명당수(明堂水)와 안락수(安樂水)의 조화, 곡(谷)이 있어 기운이 잘 머무는 곳, 바람이 세지 않고 막아주는 지형, 물.. 더보기
동의하지 않았지만, 경의를 표한다: 김용복 총장님을 회고하며 김용복 총장님이 계셨다. 생전에 나는 그분과 여러 차례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나는 그분의 말씀 하나하나에 늘 반론을 제기하곤 했다.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신기하게도 그분이 남긴 말들이 내 안에 남아 학문적 고민의 밑거름이 되어 있음을 자주 깨닫는다. 나는 개신교 신자가 아니다. 그분의 모든 활동에서 동원되는 종교의 사회적 참여와 평화에 대한 접근방식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았다. 평화통일을 말씀하시면 나는 통일이 아니라 평화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매번 딴지를 거는 사람이었다. 몇 다리를 건너면 알만한 얄팍한 인연일 수 있었지만, 부모님 대학 선배와 후배의 자녀라는 관계로 퉁 쳐져 격의 없이 관계가 이어졌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버릇없이 굴었던 셈.. 더보기
민주주의는 일상생활에서 시작되고 실현된다 얼마 전, 한 정치인 지지자 모임에 참석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누군가 나이를 물었고, 곧이어 호칭이 정리되며 위계가 형성되었다. “언니”, “형”, “동생”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갔고, 서로의 말투와 태도는 순식간에 정돈되었다. 나는 그 상황이 몹시 낯설고 경직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정치적 연대를 위한 자리에서 어떻게 이렇게빠르게 서열이 작동할 수 있는 것일까? 더 당황스러웠던 것은, 이 장면에 대해 그 누구도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듯했다는 점이다.이것은 단순한 문화적 차이나 예절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이중성, 곧 공적 영역의 민주화와 사적 영역의 위계 질서가 공존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우리는 군부독재와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쳐왔지만, 정작.. 더보기
전쟁폭력 피해자의 상징, 평화의 소녀상 아주 당연하게 진실이라 알고 있던 사안이라 ‘위안부 피해자란 존재하지 않았다’ 등의 주장을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아이는 좀 다른 듯하다. 우리 때만큼 이 문제를 당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다. 각각의 입장을 질문하고 논점을 확인한다. 그리고 극우단체의 주장에 근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위안부 피해의 사실이 무조건 날조된 거짓이며, 피해자의 증언 역시 거짓이라 그저 주장만 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이들은 자기주장이 따로 없으며, 지키고 싶은 진실도 있지 않고 누군가의 그늘에서 홍위병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아이가 스스로 읽는다. 그러면서 내게 왜 이들 극우자들의 언행에 화를 내고, 우려하는지 묻는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와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요시다 .. 더보기
세상을 바꾸는 힘, 중용 23장 3년째 새벽 4시 30분 즈음, 어김없이 카톡 알람이 울린다. 어떤 날은 그날의 다짐 같은 아주 간단한 한 줄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사진을 곁들인 안부이기도 하다. 어느 날은 축구에 관한 내용도 있고, 최근에는 새벽기도에 관한 내용이다. 동일 종교 신앙인이 아닌 경우에게는 거부감이 들 내용이겠으나, 꾸준히 이어진 행태 중 하나라 그 한결같음에 내용을 떠나 오늘도 일정한 시각에 도착한 문자에 절로 감탄 먼저 한다. 내 주위에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정치인이기도 하고, 교육가, 사회사업가, 문화예술인, 행정가, 기업인, 각 분야 전문가 등 업종도 다양하다. 또 야심에 찬 다짐에 이어 이들이 보여주는 양태도 또한 다양하다.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도 없어 보일 만큼 대단하.. 더보기
허구가 아닌 현실의 확장,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대세다. 어디를 가나 메타버스에 관해 말한다. K-방역과 K-문화에서 새로운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대한민국이 4차 산업 기술의 총합인 메타버스 논의에서 빠질 수 없다. 한 외국 메타버스는 시가총액이 580억 달러(64조 원)에 이르며 활발히 사업이 진행됨에도 세계의 이목은 유독 한국의 메타버스 시장에 쏠린다. 이후 향방을 한국을 통해 가름 새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어느 한 부분에서는 선두, 기준, 표준이 되어가는 듯하다. 또 같은 이유로 우리의 제시가 세계이웃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우리 자신을 속이는 허위는 걷어내야 할 책임도 생긴다. 메타버스란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과 가상 간.. 더보기
코로나19, 아이들도 재난 중이다 같은 학년 중학생으로 구성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주 톡콘클래스를 진행해왔다. 벌써 1년하고도 반년이 더 지났고, 아이들은 2주간의 기말 수행평가를 치른 후 여름방학을 맞았다.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곤 했을지도 모르겠다. 학교에 무슨 변고라도 나기를 바라곤 했던 학창 시절의 부질없던 바람이, 이 아이들에게는 일어나고 말았다. 지난 중간수행평가는 취소가 되었고, 이번 기말수행평가는 시험 도중 연기되었다. 시험 첫날, 등교했던 아이들이 시험을 치르다 말고, 이유를 모른 채 귀가하였고, 이후 시험은 무기한 연기된다는 안내 문자만 받은 상황에서, 그날 저녁이 되어서야 뉴스를 통해 전후사정을 알게 되었다. 일명 ‘홍대발 원어민강사 코로나19 집단감염’이었고, 백신접종과 개인 방역을 잘하면서 .. 더보기
평화는 비폭력 갈등해결의 반복과정이다 평화통일을 말한다. 사람들의 반응에서 통일이라는 단어가 참 공허하다. 마치 국제정치가 우리의 삶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어서 쓸데없다 생각하지만, 면전에서 왜 그것을 전공하는가 질문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아마 우리의 삶과 직접 관련이 없다 느끼는 것이어서 다른 세상의 일인 것처럼 간주하는 듯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인식은 ‘평화’보다는 ‘통일’에 방점이 있던 문화 속에 강제된 비민주적 교육의 서글픈 결과다. 평화는 전쟁과 다음 전쟁 사이의 간극이라 정의하기도 한다. 갈등의 극단적 발현이 전쟁임을 감안하면, 우리의 삶과 세상은 갈등과 평화의 반복으로 이어진다. 비단 전쟁이나 폭력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시스템을 확보한 상태다. 종국 평화를 위한.. 더보기
세월호 7년 외부활동이 자유스럽지 않은 코로나 19시기여서 인근의 아이들 몇몇을 모아 톡콘클래스를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했다. 한 학기 정도 진행될까 했던 수업이 1년을 훌쩍 넘었고 이 수업을 통한 아이들의 생각도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참 애착이 간다. 톡콘클래스는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하며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나누고, 이를 통해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목적에 부합하도록 하나의 스토리로 구성해 각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로 담아내는 작업이다. 어떤 친구는 소설을, 어떤 친구는 웹툰을, 어떤 친구는 영상을, 어떤 친구는 시나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한다.한 아이가 최근 학교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 중학교 3학년이 된 아이들이라 세월호 사건이 있던 해는 초등학교 .. 더보기
'나의 성공'과 그 기준을 정의하라 누군가 내게 ‘참 열심히 산다’는 말을 했다.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게으름을 부리고 있어 일상을 부끄럽게 느끼는 시기에 그런 말을 들으니 참 민망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한다는 자기 계발서가 한국 외환위기 시기를 전후로 서가를 채웠고, 나도 거의 매일 하루에 한 권 이상은 읽어치우곤 했던 듯하다. 세상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사람들은 보통 세상이 기대하는 대로 열심히들 산다. 대학을 졸업하고,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성공한 광고인이라면 어떠해야 한다는 이미지와 그를 위해 해내야만 하는 것들이 있었다. 적어도 매일 하루 2편 이상의 영화를 보고, 나의 관심과는 상관없이 다양한 정보를 섭렵하고 있어야 하며, 해당 업무분야에 관한 전문서적도 일주일에 3~4권씩 읽어.. 더보기
포스트 코로나 19, 희년의 계기 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곤 한다. 어제 떠올랐던 해와 오늘 아침 뜬 해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해마다 1월 1일이면,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기회를 갖는다. 과거의 시간에 종지부를 찍는 일종의 리추얼인 셈이다. 그리고 뭔가 새로 시작된 듯한 희망을 품는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들이 여느 해처럼 새해를 맞지 못한 것으로 안다. 2021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2월 12일 전통 명절인 설, 계절의 흐름으로 만물의 시작을 따지는 절기, 입춘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인에게는 적어도 3번의 새해를 다짐할 기회가 있는 셈이나 올해는 아마 입춘까지도 각 가정에서 개별적으로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입춘이 지나는 2월까지 5인 혹은 10인 .. 더보기
당신은 우리 공동체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최근 아이의 진학을 앞두고 학교를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다. 학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이 모두 같을 것이다. 힘들고 아픈 일은 내 아이만은 좀 덜 겪었으면, 번거로운 과정은 부모가 대신할 수만 있다면 대신하고픈 것이다. 그러나 이 사회의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이 모든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또 알고 있는 것이어서 가슴 아프지만 옆에서 지켜봐주고, 기다려주고 격려하는 일 이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또 해야만 하는 일이 극히 제한적임을 잘 안다. 아이가 머물고 성장하게 될 환경을 만들어주고 모범을 보이는 것 말고는 달리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음도 잘 안다. 안타까움에 부모가 더하는 수고가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독이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전인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어떻게 찾.. 더보기
우리가 난민을 내칠 수 있는가? 얼마 전 미사 강론에서 난민에 관한 천주교의 입장에 대해 들었다. 천주교에서는 불법 체류자를 ‘미등록 체류자’로 부르고 이들을 도울 방안을 찾는다 했다. 연장선상에서 각 지역별로 한 교회에서 한 난민씩 돌보기로 했다는 것이다. 조간신문이나 뉴스에서 들었던 제주로 온 예멘 난민 때문이라 생각했다. 겨우 500여명이 좀 넘는 난민으로 인해 전국이 이리 호들갑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도되고 있는, 얼핏 들어도 말도 안 되는 난민공포증의 가짜뉴스와 각계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요지경이다. 난민은 박해, 전쟁, 테러, 극도의 빈곤, 기근, 자연재해를 피해 다른 나라로 망명한 사람 그리고 전쟁이나 기타 폭력에 의해 원래 살던 땅을 떠나게 된 사람들을 지칭한다. 2006년 기준으로 UNHCR(국제 연합 난민 고등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