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을 오해한 공동체 해체형 커뮤니케이션 현대 사회는 다양성을 미덕으로 여기며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다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배운다.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는 문명 사회의 핵심 조건이지만, 정작 우리 일상의 소통 현실은 이 미덕의 내용을 오해하고 있는 듯하다. 말은 넘쳐나지만 이해는 없고, 연결은 증가했지만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단히 많은 신호를 주고받는 것처럼 보이나, 그 속에는 의미가 존재하지 않는다. 디지털 사회는 이러한 착시를 끊임없이 확대하며, 우리는 소통이 일어나는 듯한 감각만을 소비한 채 실제 소통의 핵심인 의미의 교환은 거의 이루지 못하는 아이러니 속을 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차이를 인정한다"는 말이 종종 상대에 대한 이해를 중단해버리는 태도로 변형되곤 한다. 상대 의견에 질문하거나 설명을 요청하는 것 자체를.. 더보기 신희주의 글과 생각: 일상의 정치에서 사회의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법 우리는 이미 정치하고 있다신뢰자본으로 만드는 기회의 사회 우리는 종종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내가 감수해야 할 불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화살은 언제나 정치인과 제도에만 향하지만, 저자는 묻는다. “나 스스로를 겨눈 적은 있는가?” 신희주의 신간 『일상의 정치에서 사회의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법』은 민주주의를 제도나 선거에 한정하지 않는다. 정치심리학과 국제정치경제,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토대로, 일상에서 드러나는 언어와 관계, 문화의 층위 속에서 민주주의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정치는 단순히 누가 더 많은 표를 얻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의 삶이 더 나아지느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광장의 구호가 아니라, 식탁에서 오가.. 더보기 롱텀 구조설계: 문화와 정치, 콘텐츠 그리고 전략기획 “문화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후에나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다.”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당시 도지사였던 한 정치인과 나눈 짧은 대화 속 이 말은 나를 깊은 침묵에 빠지게 했다. 이 말은 단순하게 이해가 부족해서 나온 표현이라고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이 사회의 집단적 인식이 얼마나 정치적 상상력에 무감각하고, 사회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 ‘실용성’과 ‘당장의 성과’에만 몰두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생각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진 보편적인 인식이라고 알고 있다. 이 말은 나의 존재 이유 — 전략기획자로서의 정체성과 역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화와 정치, 공동체의 구조를 설계하고자 했던 나의 모든 철학과 실천을, 철저히 배부른 자의 취미생활이나 사치로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