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을 오해한 공동체 해체형 커뮤니케이션 현대 사회는 다양성을 미덕으로 여기며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다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배운다.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는 문명 사회의 핵심 조건이지만, 정작 우리 일상의 소통 현실은 이 미덕의 내용을 오해하고 있는 듯하다. 말은 넘쳐나지만 이해는 없고, 연결은 증가했지만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단히 많은 신호를 주고받는 것처럼 보이나, 그 속에는 의미가 존재하지 않는다. 디지털 사회는 이러한 착시를 끊임없이 확대하며, 우리는 소통이 일어나는 듯한 감각만을 소비한 채 실제 소통의 핵심인 의미의 교환은 거의 이루지 못하는 아이러니 속을 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차이를 인정한다"는 말이 종종 상대에 대한 이해를 중단해버리는 태도로 변형되곤 한다. 상대 의견에 질문하거나 설명을 요청하는 것 자체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