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지다/출간된 글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근거가 될까?

<辛禧宙> 2025. 8. 23. 15:58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 초등학교 때였던 것 같다.

친환경적이고 가장 경제적인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 원자력발전이라고 교육하던 때다. 그리고 상세한 설명과 방법을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정보를 알려주고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이라기 보다는 세뇌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때 아무리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원리를 보면 원자력발전과 핵폭탄은 비슷한 것 같은데 왜 핵발전이라고 하지 않고 원자력발전이라고 하는거지?

전기를 생각해내는 일에는 어쩌면 경제적일 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뭐가 얼마인지 잘 모르니까.

그렇지만 핵폐기물을 세상과 격리해 보관하면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말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잘 모르겠다.

핵폐기물을 따로 보관하는 것은 핵폐기물이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위험하다는 말인 것이고,

핵의 반감기를 거쳐 가며 완전히 안전해질 떄까지는 아직 경험하지 않은 세월이 남아 있는 셈이라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고,

핵연료봉을 식히기 위해 바닷물을 이용한다는데 그렇다면 바닷물을 따뜻하게 데운다는 말인데 과연 지금까지 바다에서 살던 생물들에게 아무 영향이 없을까?

결국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 결코 값싼 것 같지 않은데 그런 것은 계산 안해도 되는건가? 내가 뭘 모르는 것이 더 있나?

가능성, 확률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라 100%라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사람들에게 확률적으로 안전하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할 수 있는건가?

당시 초등학생의 상식적인 머리로 생각했던 의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선생님께 질문했을 때 이해력 부족, 엉뚱한 상상력을 지닌 아이로 낙인찍혔을 뿐이다.

 

우습게도 핵발전소의 문제들이 불거지고 사고가 터지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초등학생의 상식적인 의문들이 고스란히 문제로 지적되고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걸 과연 그때의 어른들이 몰랐을까? 궁금하다.

그럼에도 오늘 조간신문에서 이런 기사를 읽고 정부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 어쩔 수 없이 핵발전소를 더 지어야 한다고 여론몰이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